주변에서 "지금 삼성전자 사야 하지 않냐"는 말이 들리기 시작하면, 그게 바로 시장이 과열됐다는 신호라고들 합니다. 코스피 지수가 8,000을 터치하면서 재테크에 관심 1도 없던 지인까지 그 말을 꺼냈을 때, 저도 솔직히 흔들렸습니다. 주식과 부동산 사이에서
어떻게 자산을 배분해야 할지, 지금 직접 겪으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코스피 광풍 속 개인 투자자가 놓치는 것
저는 원래 국내 개별 종목보다는 국내 상장 미국 지수 추종 ETF 위주로 투자해왔습니다. 여기서 ETF(Exchange Traded Fund)란 특정 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파는 상품입니다. 개별 종목처럼 특정 기업의 실적에 흔들리지
않아서 저처럼 변동성이 큰 장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꽤 맞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코스피가 고공행진을 하니까, 저도 ETF에 넣어둔 일부 자금 중 천만 원 정도를 국내 개별 종목에 투자해봤습니다. 결과는
솔직히 말해서 지금 마이너스입니다. 예상보다 훨씬 빨리 떨어졌고, 주식 장이 열리는 시간마다 핸드폰을 손에서 놓질 못했습니다. 그게 며칠 지속되자 확실히 느꼈습니다. 저는 개별 종목과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을요.
이 경험에서 배운 게 하나 있는데, 상승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기 스타일과 맞지 않는 자산에 진입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소모적
이라는 점입니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가는 투자, 즉 포모(FOMO) 현상을 직접 겪은 셈입니다. 포모(Fear Of Missing Out)란 '나만 수익을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에 충동적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심리를 말합니다.
준비된 투자자는 이런 상황에서 다음 세 가지를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 지금 비싸졌다는 이유만으로 매수를 포기하지 않는 기준 (기업의 본질 가치 판단)
- 전문가의 분석에 자기 논리로 반문할 수 있는 능력
- 시나리오 기반의 매도 기준 (특정 가격이 아닌, 상황별 대응 계획)
엔비디아를 예로 들면, 단순히 "많이 올랐으니까 비싸다"는 논리로 일찍 팔았다면 지금의 수익은 없었겠죠. 결국 그 회사의 산업 구조 변화와 업황을 보고 판단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전세 대란과 내 집 마련, 타이밍이 정말 중요한가
저는 작년에 공공분양주택 청약에 당첨돼서 2028년 7월 입주를 앞두고 있고, 이미 약 1억 원을 주택 구입 대금으로 납부한 상태
입니다. 가끔 그 1억이 지금 제 손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봅니다. 솔직히 지금 장세라면 상당 부분 ETF에 넣었겠지만,
동시에 '집을 미리 확보했다'는 안도감도 꽤 크다는 걸 부정할 수 없습니다.
지금 더 걱정되는 건 제 언니 상황입니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 월세로 거주 중인데, 지금 당장은 월세가 높지 않지만 전월세 상승
추세가 계속된다면 그 안정도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릅니다.
실제로 KB부동산이 발표하는 전세 수급 지수를 보면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 당시 최고 180을 기록했는데, 최근 다시 170~180
수준에 근접했습니다(출처: KB부동산). 전세 수급 지수란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전세 품귀 현상이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 문제도 겹칩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란 임차인이 기존 2년 계약 만료 후 한 차례 더 2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 제도 사용률이 50%를 넘어섰는데, 이 말은 지금 거주 중인 상당수가 4년 전 시세에 5%만 더한 금액으로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분들이 내년, 내후년에 시장으로 나오면 한꺼번에 3~40%, 많게는 두 배 가까운 전세 인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봐도 수도권 신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한국부동산원). 서울에서만 연간 신규 발생 가구가 4~5만 호 수준인데 그에 맞는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중단기적으로 입지가 검증된 지역의 주거 수요는 꽤 견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산 규모별로 접근 방식을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 현금 2억 이하: 주거비를 줄이면서 주식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불려나가는 전략이 유효
- 현금 2~3억 이상, 아이가 있는 경우: 대출을 활용해 수도권 내 실거주 가능 주택 매수도 고려할 시점
- 20억 이상 자금이 가능한 경우: 상급지 매입을 미루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기회비용이 될 수 있음
주식으로 수익을 내고 나서 부동산으로 갈아타려는 분들께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타이밍을 '주식 끝물 확인 후'로 잡으면 이미 늦습니다. 그때는 부동산도 올라있고, 주식은 떨어져 있는 최악의 구간일 수 있습니다. 미리 기준을 정해 두는 것, 그게 분산
투자의 핵심입니다.
지금 저도 한국 개별 종목 계좌가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이 글을 씁니다. 플러스로 돌아서면 매도하고 다시 ETF로 돌아갈 생각
이지만, 동시에 언니가 빨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큽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결국 '내가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몸으로 배우는 중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